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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의 자갈치 시장
    부산 자갈치 시장

     

    부산의 전통시장은 단순한 장터가 아니라 오랜 역사와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살아있는 문화 공간입니다. 국제시장, 자갈치시장, 부전시장을 찾아가며 부산의 정취와 맛을 직접 경험해 보았습니다. 활기찬 상인들의 목소리, 길거리에서 맛본 따뜻한 음식,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짧지만 인상적인 순간들까지 부산의 전통시장에서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감성을 여행 에세이로 담아보았습니다.

    1. 부산의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국제시장

    부산의 전통시장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국제시장입니다. 한국전쟁 이후 피란민들이 생계를 이어가기 위해 형성된 국제시장은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곳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처음 시장에 들어섰을 때 오밀조밀한 골목과 수많은 점포들이 빼곡히 자리 잡고 있는 모습이 마치 시간 여행을 떠난 듯한 기분을 들게 했습니다. 국제시장은 단순한 쇼핑 장소를 넘어 부산 사람들의 일상이 펼쳐지는 공간이었습니다. 시장 골목마다 들려오는 상인들의 정겨운 사투리, 손님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물건을 팔고 있는 모습은 마치 오래된 한국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무엇보다 이곳에서 만난 한 노점상 할머니가 기억에 남습니다. 작은 좌판 위에 올려둔 하얀 한지를 가리키며 이 종이로 생선이 오염되지 않도록 덮기도 했고 메모지로도 쓰던 옛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셨습니다. 쭈글쭈글 주름이 가득한 손길 속에서 지나간 시간들이 고스란히 느껴졌습니다. 시장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국제시장의 다양한 먹거리가 가득합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비빔당면이었습니다. 한국전쟁 당시 미군 부대에서 흘러나온 재료로 만든 음식이 이제는 부산의 대표적인 전통 음식으로 자리 잡은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매콤한 양념이 버무려진 당면을 한입 베어 물었을 때 그 속에 담긴 역사와 시장의 정취가 한꺼번에 밀려왔습니다. 국제시장은 부산의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특별한 장소였습니다. 부산 국제시장은 부산 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서 하차 후 7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약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부산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로 접근성이 좋아 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8번, 86번, 1004번 등을 이용하면 편리하게 이동할 수 있습니다.

    2. 부산의 대표적인 시장 자갈치 시장

    국제시장에서 조금만 걸어가면 부산의 대표적인 수산시장인 자갈치시장이 나옵니다. 자갈치시장은 부산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바다의 향기가 가득한 곳이며 신선한 해산물과 활기찬 상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인 곳입니다. 자갈치 시장을 걸어가다 보면 숨을 쉴 때마다 콧속으로 전해지는 짭조름한 바다 내음과 바로 눈앞에서 보이는 수조에서 펄떡이는 생선들의 모습이 시장의 활기참과 생동감을 만들어냅니다. 자갈치 시장 골목을 거닐다 보면 생선을 손질하는 상인들의 빠른 손놀림이 눈길을 끕니다. 싱싱한 생선을 가득 담은 바구니를 머리에 인 아주머니, 커다란 홍게를 다듬으며 손님들에게 너털웃음을 짓는 아저씨, 이 모든 상황들이 마치 한국 드라마 한 편을 보고 있는 듯합니다. 평소 해산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자갈치 시장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먹을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습니다. 자갈치시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싱싱한 활어회입니다. 수조에서 막 건져 올린 회를 즉석에서 썰어주는데 그 신선함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한 상점에 들어가 광어와 우럭 회를 주문하였습니다. 조금 기다리니 초장과 함께 내어준 싱싱한 회 한 접시는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입안에서 퍼지는 바다의 향과 쫀득한 식감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자갈치시장에서는 날것의 회뿐만 아니라 다양한 해산물 요리도 맛볼 수 있습니다.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면 대게, 전복, 새우 등을 푸짐하게 올려주는 해물찜과 매콤한 양념이 가득한 아귀찜을 파는 식당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얼큰한 국물 맛이 일품인 생선지리탕과 시원한 동죽칼국수는 바다를 마주 보며 먹기에 더없이 좋습니다. 아침 일찍 방문하면 갓 조업된 해산물로 만든 해장국과 조개죽도 드실 수 있습니다. 시장 한편에는 건어물과 젓갈을 판매하는 구역도 있어 구매를 희망한다면 직접 구입할 수 있습니다. 남해에서 건져 올린 말린 오징어와 쥐포, 가리비 관자 등은 여행 기념품으로도 훌륭합니다. 상인들은 지나가는 관광객들에게 맛 좀 봐라며 너그럽게 쥐포 등을 권하는데 부산 사투리의 낯설음이 친근함으로 다가옵니다. 자갈치시장에서는 매년 가을 자갈치 축제가 열려 더욱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이 축제 기간에는 대형 활어회 시식회, 수산물 경매 체험, 거리 퍼레이드 등이 진행되며 부산만의 독특한 해양 문화를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습니다. 자갈치시장은 부산 지하철 1호선 자갈치역에서 하차 후 10번 출구로 나와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부산역에서도 가깝기 때문에 여행 일정에 쉽게 포함할 수 있습니다. 부산역에서 택시를 이용하면 약 10분 내외로 도착할 수 있습니다.

    3. 부산의 가장 큰 재래시장 부전시장

    부전시장은 부산의 가장 큰 재래시장 중 하나로 신선한 농산물과 다양한 먹거리들이 가득한 곳입니다. 부산의 다른 전통시장과는 또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으며 부산 사람들의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은 곳입니다. 부전시장에 도착하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길게 늘어선 채소 가게와 과일 가판대였습니다. 형형색색의 싱싱한 과일들이 가득한 모습은 마치 그림처럼 아름다웠습니다. 이곳은 도매 시장으로도 유명하여 아침 일찍부터 상인들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흥정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습니다. 부전시장은 농산물뿐만 아니라 다양한 로컬 음식을 맛볼 수 있습니다. 시장 한편에는 오래된 국밥집들이 늘어서 있었는데 이곳에서 맛본 돼지국밥 한 그릇은 다른 지역에서 맛볼 수 없는 맛이었습니다. 진하게 우려낸 국물에 부드러운 돼지고기, 양념장과 다진 부추를 올려 먹는 순간, 부산 특유의 따뜻한 인심이 느껴졌습니다. 그리고 길거리 음식으로 떡볶이와 어묵 같은 분식 음식도 즐길 수 있어 먹거리의 경제적 부담도 적습니다. 부전시장에는 또 하나의 매력이 있는데 바로 오래된 방앗간과 전통 간식 가게들입니다. 방앗간 앞에서는 고소한 참기름을 짜는 소리와 함께 고운 가루로 빻아진 쌀이 담긴 포대가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이곳에서 직접 만든 참기름과 들기름을 사 가는 단골 손님들이 무척 많다고 합니다. 그 옆으로는 옛날식 엿과 약과, 유과를 파는 작은 가게들이 자리하고 있어 어린 시절 할머니 집에서 먹던 정겨운 맛을 다시 떠올리게 합니다. 시장 한쪽에는 오래된 다방도 자리하고 있어 오래된 다방의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나무로 된 낡은 문을 열고 들어가면 투박한 찻잔에 담긴 쌍화차 한 잔과 함께 한적한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부전시장을 가는 방법은 부산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만나는 서면역에서 하차 후 도보로 약 10분 정도 걸어가면 위치하고 있습니다. 부산 시내버스 5-1번, 17번, 23번 등을 이용하면 쉽게 도착할 수 있습니다. 부산의 전통시장인 국제시장, 자갈치 시장, 부전시장은 단순한 장터가 아닌 부산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이야기가 녹아 있는 공간입니다. 국제시장에서 느낀 정겨운 분위기, 자갈치시장에서 만난 바다의 향기, 부전시장에서 마주한 부산 시민들의 일상까지 각각의 시장이 가진 고유의 매력이 있어 어떤 곳을 방문하더라도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부산에 가게 된다면 꼭 이 전통시장을 방문해 보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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